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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희의 정치적 참견 시점
-올해 울산 산재 사망사고 9건 발생
-대상‧업종‧고용규모 무관하게 빈발
-2인 1조 작업, 작업지휘자 지정 등
-산재 방지 위해 안전조치 준수해야

울산CBS '시사팩토리 100.3'
이향희의 정치적 참견 시점

-올해 울산 산재 사망사고 9건 발생
-대상‧업종‧고용규모 무관하게 빈발
-2인 1조 작업, 작업지휘자 지정 등
-산재 방지 위해 안전조치 준수해야

-관계당국의 관리‧감독 강화는 기본
-내년 1월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
-중대재해‘기업봐주기’법이란 평가
-반면, 기업 과잉처벌이라는 주장도
-처벌 조항 완화하려는 경영계 요구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취지 훼손

■ 방 송 : 울산CBS FM 100.3
■ 방송일 : 2021년 4월 29일 오후 5:05~5:30
■ 진 행 : 김유리
■ 출 연 : 이향희
■ 음 악 : 길기판
■ 기 술 : 강승복
■ 구 성 : 엄유미
■ 연 출 : 김성광
 
◇김유리> 안녕하세요, 시사팩토리 100.3 김유리입니다. 다가오는 토요일 이 5월1일은 세계 노동절 13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노동자의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지정된 날이죠. 131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노동환경은 달라졌을까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악화된 고용 불안, 그리고 끊임없이 발생하는 산재사고는 여전히 우리네 삶을 팍팍하게 만드는데요. 노동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또 그 가치를 존중하며 노동자들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매주 목요일 퇴근길 코너, ‘이향희의 정치적 참견 시점’ 오늘도 울산의 정치계의 핫 이슈와 동남권 유일의 정치 팟캐스트 ‘정치팩토리SE’의 액기스만 모아서 전달하겠습니다. 그럼 이향희의 정치적 참견 시점, 지금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김유리> 어서 오세요. 이향희 위원장님 한 주간 잘 지내셨어요?

◆이향희> 네. 반갑습니다. 코로나가 연일 쏟아지고 있어서 모두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하고 조심해야 될 거 같아요.

◇김유리> 코로나 증가 상황이 빠르게 진정되길 바라면서 마스크 쓰고 ‘이향희의 정치적 참견 시점’ 본격적으로 시작해볼까요? 오늘 첫 번째 ‘정치적 참견 시점’ 뭔가요?

◆이향희> 지난 월요일이었죠. 4월 26일 탈핵 울산시민공동행동이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 35주기 추모 및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계획 철회와 월성2·3·4호기 조기폐로 촉구 운동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오늘 이 소식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김유리> 네,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가 벌써 35년이 됐네요. 우리 청취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에 대해서 설명해 주시겠어요?

◆이향희> 네. 체르노빌이라는 제목의 드라마도 방영되고 있어서 많은 분들 아실 텐데, 드라마 좋아하시는 분들 꼭 한번 검색해 보시구요. 간략히 말씀드리면 1986년 4월 26일 구 소련,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북쪽, 벨라루스 접경 지역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4호기가 폭발했습니다. 원인은 임시전기생산량을 측정하기 위한 실험 중에 일어났다고 하는데 원자로 자체 설계 결함, 안전 규정 위반, 운전 미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이때 체르노빌 4호기에서 노심이 폭발했고, 방사성 물질은 인근 마을은 물론 유럽 전역으로 퍼졌고 세계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동안 북유럽 농산물 수입금지 결정이 있었고 또 북유럽에서는 당시에 10만 명 이상이 낙태수술을 했다고 합니다. 아직도 체르노빌 핵발전소 반경 30km 이내는 출입금지구역이며, 이 사고로 60만 명 이상이 죽거나 방사능에 피폭되었다는 집계도 있는데요. 더 충격적인 것은 여전히 사고가 수습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유리> 그렇군요. 35년 전 사고도 수습되지 않고, 유엔 방사능 과학위원회 보고서에 원전 사고 이후 어린이 갑상선암이 100배 이상 증가했다는 자료가 있더라고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도 벌써 10년이 지났는데 수습은 여전히 안 되고 있잖아요. 오염수 바다 방류로 여전히 논란 중인데 진짜 걱정이네요.

◆이향희> 맞습니다. 체르노빌 사고 35년 전 사고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당시 이 사고 때 일본정부의 모습입니다. 소련은 사고 사실을 은폐하려다가 이틀 뒤 4월 28일에 ‘사고가 있었다’ 정도로 짧게 발표했습니다. 이때 전 세계의 많은 나라 중에 일본이 가장 적극적으로 소련이 국제 사회에 알리지 않았음을 항의했고 일본 자국민들에게 전시상태 정도의 안전 수칙을 공표하며 대응했습니다. 또 소련뿐만 아니라 인근 국가인 이탈리아나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농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체르노빌 오염수가 동해바다에 버려졌다는 보도가 나오자마자 일본이 ‘바다는 핵폐기물을 버리는 곳이 아니다’며 가장 강력하게 규탄했습니다. 아이러니 하죠? 근데 일본의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일본은 언론보도 빈도 쭉 조사해 보니까 체르노빌 사고 당시에 비해서 3분의 1정도만 언급했습니다.

◇김유리> 자가당착에 빠졌군요. 체르노빌 사고 때는 ‘바다는 핵폐기물을 버리는 곳이 아니다’ 이렇게 외친 일본정부가 지금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 거잖아요.

◆이향희> 맞아요. 일본정부가 그때의 주장을 기억하고 지금이라도 철회했으면 좋겠지만, 현재 일본정부의 행태를 보면 그 정도의 염치는 기대하기 더 어렵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26일 기자회견을 통해서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바다 방류 결정 철회를 촉구하고 월성2·3·4호기 조기폐로를 촉구하는 울산시민 선언운동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연말까지 울산시민들의 서명을 받아서 일본이나 국제원자력기구 그리고 대한민국정부를 압박한다는 계획인데요. 이 방송 들으시는 시민여러분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해보입니다.

◇김유리> 네, 일본 방사능 오염수 바다 방류 결정을 철회하자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사실 이견이 있는 분들이 없을 것 같은데요. 근데 월성2·3·4호기 폐로에 대해서는 의아해하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이향희> 그래도 우리 방송 열심히 들으시는 분들은 제가 이쯤 되면 무슨 이야기할지 대충 짐작하실 것 같은데, 그래도 다시 말씀드리면 우리는 일본정부가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계획 발표할 때 이후 한국 사회가 일본을 비판하면서도 한국의 핵발전으로 인한 폐해를 스스로 성찰하지 못한 점을 주목했습니다. 핵발전소 가동은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와 같은 중대사고가 발생하지 않아도 일상적으로 액체와 기체 방사성 물질을 환경에 배출하고 있습니다. 지역주민은 핵발전으로 인해 기존의 농어업 공동체를 파괴당했고, 일상적으로 방사성 물질에 노출돼 있고, 잠재적인 사고 위협에 놓여 있습니다.

◇김유리> 네. 더군다나 울산은 핵발전소에 포위되어 있잖아요.

◆이향희> 맞습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핵발전소를 많이 운영하고 있고, 총 30기(운영 24기, 건설중 4기, 영구정지 2기)인데, 그 가운데 16기가 울산시청 반경 30km 이내에 있습니다. 실제로 10기 이상 운영 중인 나라가 10개국밖에 안 되는 걸 보면 울산은 정말 말 그대로 세계 최대‧최고 핵발전소 지역입니다. 특히 월성원전은 국내에서 유일한 중수로형 핵발전소로 삼중수소를 경수로형에 비해 10배나 많이 배출하며 고준위핵폐기물, 이름이 좋아 고준위핵폐기물이지 사실은 핵쓰레기인데, 이걸 4.5배나 더 많이 만들어냅니다. 그야말로 방사능 덩어리에 핵폐기물 덩어리로 월성핵발전소 최인접 지역주민 몸에서는 방사능물질인 삼중수소가 계속 검출되고 있고요. 이분들 7년 넘게 이주대책 촉구하고 있습니다. 제한구역 확대해서 이주대책 마련해라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정부나 사업자인 한수원은 묵묵부답이죠. 월성핵발전소는 발전 설비의 경제성이나 안전성 평가를 넘어 환경적으로 가장 먼저 폐쇄해야 할 핵발전소입니다. 그래서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26일 선포식을 시작으로 온라인 서명운동과 동시에 코로나 추이를 살펴보면서 오프라인으로 서명운동도 펼치는데, 이때 폐현수막이나 보자기 등을 활용해서 서명을 받고 바느질로 연결해서 세상에서 가장 긴 서명지를 만들어서 일본이나 국제원자력기구, 대한민국 정부에 꼭 전달하겠다고 합니다. 110만 울산시민이 월성핵발전소 직접 영향권인 방사선비상계획구역 안에 살고 있습니다. 이 선언운동이 울산의 현실을 알리고 그리고 한국을 넘어서 전 세계가 ‘빠른 탈핵’을 결정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유리> 그래요. 우리 이 프로그램 코너가 ‘정치적 참견 시점’인데, 지금 이 시점에서 정치적 책임은 어디에 있는 건가요?

◆이향희> 지금 국회에서 원자력안전법을 개정해서 일상적으로 핵발전소에 안전 관리기준을 높이고 관리감독의 권한도 강화하겠다고 하고 있는데, 저는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에너지기본계획 수립할 때 노후 원전, 신규 원전은 다 계획 안에 없었거든요. 다 재생에너지, 친환경에너지로 넘어가기로 했고 더 이상 노후 원전 수명연장도 안 하고 신규 원전도 안 만들겠다고 했는데도 그 약속이 제대로 법으로서 강제되고 있지 않고 호시탐탐 사업자인 한수원은 어떻게든 있는 핵발전소 계속 재사용하고 그리고 신규로 계속 핵발전 정책을 강화하려고 하는데 이런 걸 법으로 정확하게 깔끔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고 그리고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사고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반경 30km 이내에 있는 땅은 회복이 불능하잖아요. 근데 월성이나 고리 30km 이내에 부산, 울산 다 포함돼요. 세계적으로 이렇게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지역 자체가 없어요. 유례가 없는 핵발전소 밀집이거든요.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 인근 지역, 피해 당사자인 직접 영향권에 있는 울산시민, 부산시민들의 의견들을 반영해서 이 부분이 개선돼야 하고 적어도 부산시장, 울산시장은 월성원전, 고리원전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 같이 가져야 되는 거 아니에요? 그래서 이런 걸 시장님들이 열심히 요구하셔야죠. 그런 부분이 여전히 비어 있고 채워지지 않아 좀 답답합니다.
 


◇김유리> 그럼 다음으로 넘어갈까요? 이향희 위원장님, 두 번째 ‘정치적 참견 시점’ 뭔가요?

◆이향희> 바로 어제였죠. 4월 28일은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입니다.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은 1993년 태국의 심슨 인형을 만드는 공장에서 감금된 채 일하다가 화재로 숨진 188명의 노동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지정된 날입니다. 너무 충격적인 게 당시 사용자가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혹시라도 심슨 인형을 훔쳐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공장 문을 밖에서 잠갔대요. 그래서 화재 발생했는데도 노동자들이 대피하지 못하고 모두 다 공장과 함께 188명이라는 생명이 무참히 학살됐는데, 최근 중대재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도 정부와 정치권에서 이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산업재해 노동자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제정하기 위한 입법 논의가 이제 막 시작되고 있습니다.

◇김유리> 굉장히 충격적이네요. 잠재적 도둑으로 본 거잖아요, 직원들을. 불이 났는데도 도망을 못가고 모두 다 그 자리에서 죽었다니까 정말 충격적이네요.

◆이향희> 보통 사장님들 직원 채용 공고할 때 가족같이 일할 분들 모십니다 하시는데 대하는 거 보면 가족이 아니잖아요. 도둑으로 보고 일하고 있었다는 게 드러난 건데, 사실 이런 참혹함은 20년 전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난 21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 울산운동본부가 발표한 성명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산업재해로 돌아가신 노동자들의 죽음 역시 참혹하긴 마찬가지인데요. 어디 뭐 전국으로 갈 것도 없어요. 울산에서만 자그마치 노동자들이 아홉 분이 돌아가셨는데요. 이분들의 죽음을 살펴보니까 현대자동차 압축기 스크랩 청소하다가 끼어서 사망하신 하청노동자도 계시고, 현대중공업 같은 경우는 철판이 흘러내려서, LPG 탱크 보온 작업하다가 떨어져서 하청노동자, 정식노동자 할 것 없이 돌아가시고, 엘리베이터 설치하다가 떨어지시고, 원료창고에서 원료 하역하던 노동자를 덤프트럭이 들이받아서 돌아가시기도 하고, 울산여고 공영주차장 조성사업 이건 관급공사잖아요? 여기서는 또 건설노동자가 철판이 넘어져서 거기에 깔려서 돌아가시기도 하고요. 그리고 외벽 방수작업하시다가, 달비계 탑승하려다가 16m 높이에서 떨어져서 돌아가신 분도 있고, 정말 가까이에 있는 울산에서도 노동자들이 아주 참혹한 죽음을 맞고 있다는 게 1월부터 4월까지 아홉 분의 노동자들이 이런 중대재해로 울산에서도 돌아가셨습니다.

◇김유리>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이 아직 시행이 안돼서 문제 해결이 안 되는 건가요?

◆이향희> 그렇게 볼 수도 있죠. 올해 발생한 울산지역 중대재해는 정규직‧비정규직‧일용직‧물량팀 노동자 등 대상을 가리지 않고 있고요. 그리고 제조업‧건설업‧화물운송‧관급공사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습니다, 기업형태도 보면 대기업‧중소기업‧영세사업장 할 것 없이 고용 규모랑 상관없이 빈발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가 주목해 봐야 될 거 같아요.

◇김유리> 이 안타까운 죽음을 막기 위한 방법은 없는 건가요?

◆이향희> 저는 참 이게 답답했던 것이 이 억울한 죽음들을 막는 방법은 정말 기본에 충실하면 되는 거예요. 위험작업 할 때 설비 가동 중단시켜놓고 그 작업하면 되고요. 그리고 위험한 작업은 2인 1조로 작업을 하게 돼있어요, 법에는. 또 안전한 통로 확보하고, 전도 방지조치하고, 추락 방지조치하고, 작업계획서 작성해서 그 작업지휘자를 정해놓고 그 사람이 계속 관리감독하면서 위험한 작업을 하면 실제로 사고가 안 일어날 수도 있고, 위험한 작업할 때는 노동자들 출입 금지 시켜놓고 그 작업에 집중하면 되고, 고소작업대 설치할 때도 안전조치 지키면서 산업안전보건법상 기본적인 안전조치를 다 지켰다면 일어나지 않을 사고들인데, 그런 기본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서 발생한 죽음이어서 더 안타깝습니다.

◇김유리> 그런데 한편으로 노동자들도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서 사고가 난 경우들도 접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이걸 기업처벌로 연결한다면 기업에 가중한 책임을 묻는 건 아닌가요?

◆이향희> 보통 기업들이 이런 핑계를 대는데요. 실제로 노동자가 작업 시에 지켜야 될 안전규칙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고지하고 교육시키는 것도 기업의 역할입니다. 채용해서 일 시킬 때 이 일이 이런 위험함이 있으니 갖춰야 될 안전장비는 이거고 이 작업을 할 때 반드시 지켜야 될 규칙은 뭐다라는 걸 그 작업자에게 정확하게 인지시키고 반복적으로 교육시킬 책임도 기업주에게 있습니다. 근데 기업주들이 보통 그런 교육 시간을 아까워해요. 법적으로 1년에 몇 시간 정해져 있는데 그런 교육 안 하고요. 그 시간에도 일을 시키고 안전장비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요. 저 같은 경우 제가 2000년 여름에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 했었는데요. 저는 작업복이랑 안전화도 지급 받지 못했어요. 왜냐면 언제든지 떠날 사람이라고 안 주다가 한 달 지나니까 다른 사람들 쓰다 버리고 간 걸 주시더라고요. 그 비용조차도 아끼고 싶어 하는 거예요. 이게 사실 기업주의 현실입니다.

◇김유리> 고용인과 피고용인 양쪽 모두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안 지키면 중대산업재해가 일어나잖아요. 관계당국의 관리‧감독 강화만으로 해결 될 수 있을까요?

◆이향희> 관리‧감독 강화는 사실 기본이에요. 이것조차 없으면 정말 노동자들의 목숨은 파리 목숨이고 무풍지대가 되는 거예요. 매번 한국사회 중대재해의 구조적 원인으로 지목되는 게 ‘빨리빨리’ 이 노동 강요 공기를 정말 비현실적으로 맞춰놓고 거기에 맞추려고 밤샘노동, 야간노동 계속 ‘빨리빨리’하는 거죠. 그리고 적정 인원도 확보하지 않아요. 원래 세 사람이 해야 되는 걸 한 사람한테 시키는 거예요. 너한테 월급 더 많이 줄게 하는 식으로. 그리고 위험한 작업은 다 외주화시켜요, 하청업체나 영세업체들한테. 조선소의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가장 대표적이죠.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경영이 해소되지 않으면 산업현장의 중대재해는 끝나기 어렵다고 봅니다.

◇김유리> 중대재해처벌법이 올 초에 재정됐는데, 시행은 언제부터 하나요?

◆이향희> 법제정은 되었지만 시행은 내년 1월부터입니다. 사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여야합의로 5인 미만 사업장은 예외로 두고 있고, 산재에 취약한 소규모 기업들이 사각지대에 놓였고요. 건설공사 발주자를 처벌 대상에서 뺐어요. 이렇게 발주자를 빼버리면 이 발주처는 공기 단축 요구하잖아요. 왜냐하면 공사기간이 길면 자기들의 비용이 늘어나니까. 그래서 계속 빨리빨리하라고 요구하는 건데, 이런 걸 안막아주면 계속해서 빨리빨리 현장에서 공사 진행하느라고 또 사고가 날 수 있죠. 그리고 또 가장 중요한건 실제로 처벌수위 자체가 완화돼서 중대재해기업‘봐주기’법으로 끝났다는 현장의 평가가 지배적인데, 저는 일면 타당하다고 봅니다. 그런데도 오히려 노동자 생명보호를 위한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가진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들은 지난 3월 25일 중대재해처벌법 보완입법안을 제출했고요. 또 4월 13일 중대재해처벌법 하위법령 건의서를 제출하면서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취지를 훼손하고 무력화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대재해 범위를 좁히고 경영책임자의 책임 조항을 무력화하면서 원청 책임은 축소하고 중대재해 처벌 조항을 완화하려는 경영계의 요구는 정말 많은 노동자와 시민들의 열망으로 탄생한 중대재해처벌법을 원천적으로 훼손하고 무력화하는 시도라서 저는 이건 결코 용납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김유리> 그런데 중대재해처벌법이 가중처벌의 성격을 가져서 위헌 요소가 있다고 해석을 하는 분도 있던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향희> 일각의 주장이죠. 위헌요소가 있다면 국회 본회의 통과 못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별로 고려할 사항은 아닌 것 같습니다.

◇김유리> 법에 내용을 보면 광범위하고 모호한 측면이 있어서 범법자를 양성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던데요?

◆이향희> 범법자를 양성할 수 있다? 실제로 최대한 안전규정 지키면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선량한 기업인들을 범법자로 만들 수 있다고 얘기하는 건 너무 과도한 해석인 것 같아요. 우리가 성폭력방지법 만들고 성폭력예방교육 한다고 해서 남성들을 다 잠재적 가해자로 모는 거냐고 일각에서 얘기하는 걸 별로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는 것처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만든다고 해서 선량한 기업인들이 다 가해자고 처벌받아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잖아요. 오히려 반복적으로 산업재해가 일어나고 있는데도 이걸 해결하지 않고, 울산의 대표적인 기업인데요. 현대중공업 같은 경우 노동자들이 산업재해를 당하면 이걸 산업재해라고 인정하지 않고 그냥 공상 처리해요. 그리고 회사랑 연결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게 하고 며칠 쉬다가 다시 출근을 시킵니다. 그러고 나서 이분이 너무 힘들다거나 산재해달라고 하면 결과적으로 해고시키는 일을 반복하고 있어요. 그래서 정말 우리 사회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어디에 포커싱 돼서 노력해야 하는가? 이런 현실들이 촘촘히 반영 됐으면 좋겠습니다.

◇김유리> 형벌이 몇 년 이상의 징역과 같이 하한형이 되어있어요. 고의적인 범죄에 적용하는 방식인데 현장사고는 사실 과실에 의한 것이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상한형으로 몇 년 이하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있던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향희> 저는 앞서서 우리가 올 상반기에 있었던 울산에 중대재해를 보면서 확인했듯이 그냥 단순 과실이 아니에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안전규칙만 제대로 지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죽음을 방조하고 방기한 거죠. 실제로 기업이 노동자들의 생명보다 자신들의 이윤창출에 주목하고 있고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한 교육이나 안전장비를 구입하는 돈은 다 불필요한 지출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이런 행태들을 바꾸기 위해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위해서 우리가 그동안 긴 시간 충분한 논의를 했다고 생각하고요. 저는 오히려 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만들어지고 나서도 과연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제대로 처벌 받을 수 있을까? 이거 솜방망이 처벌로 그냥 끝날 것 같아서 우려가 더 크다고 봅니다.

◇김유리> 현재 정치권에서 진행하는 산업재해 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을 국가 기념일로 만드는 일도 의미 있는 일이겠지만, 이보다 우선되어야 할 일은 산업재해 사고와 사망자를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만드는 일인 것 같습니다.

◆이향희> 맞습니다. 어제 경기도의회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에 의해 형이 확정된 기업에 대해서 경기도나 도 산하기관이 계약할 때 계약해지나 해제, 입찰 참가자격 제한 등을 담은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습니다. 그걸 보면서 산업수도 울산, 노동자의 도시 울산, 그리고 중대재해로 산재사망노동자가 가장 많은 울산은 왜 이런 고민을 선제적으로 못할까 하는 아쉬움이 컸는데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런 문제를 울산시가 앞장서서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유리> 네, 오늘 여기까지 듣죠. 지금까지 ‘이향희의 정치적 참견시점’이었습니다. 이향희 위원장님, 오늘 출연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향희> 감사합니다.

◇김유리> 오늘 방송 마무리하기에 앞서서 한 가지 안내드릴게 있습니다. 책임 피디가 지금 나가고 있는 시사팩토리 100.3에 시민 중심 미디어 공론장이 될 수 있는 새 코너를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와 함께 기획하고 있는데요.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가 이 코너에 출연할 울산지역 시민 리포터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우리동네리포터’가 되면 청취자 여러분께서 직접 라디오에 출연해서 생활 속 이야기 또 마을 이야기, 이웃 이야기를 또 다른 청취자들과 나눌 수 있습니다. ‘우리동네리포터’ 모집기간은 내일 4월 30일 금요일까지이고,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 홈페이지에서 신청 가능합니다. 청취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지금 다비치의 ‘그냥 안아달란 말야’ 노래 나가고 있는데요. 이 노래 띄어드리면서 저는 물러가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유리, 기술에 강승복, 구성에 엄유미, 연출에 김성광이었습니다.